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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개편이 취업시장에 미치는 영향


1월 16일 인수위원회가 부처를 대폭 줄이겠다는 내용의 정부조직개편안을 내놓으면서 공무원들은 물론 온 국민의 관심이 이에 몰렸다. 18부 4처의 조직을 13부 2처로 통폐합한다니 그 감축 규모는 최근 정부조직을 크게 감축한 일본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가히 적지가 않은 수준이다. 통폐합 대상이 된 부처 공무원들은 황당함과 함께 이후에 이루어질 후속 실행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수위에서는 공무원의 인위적 감축은 없다고 누차 얘기하고 있지만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기는 어려워 보인다. 16일 정부조직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인수위의 한 위원은 이미 방송인터뷰에서 공무원 인원 감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복선을 깔았고 오후의 인수위 발표에서는 7천명이니 2만 명이니 하는 감축 규모까지 어렴풋이 제시되었다.

정부부처의 통폐합과 국가 공무원 수의 감축은 차츰 그 영향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당장은 통폐합 내지 폐지되는 부처의 장차관급과 고위공무원들이 대상이 되겠지만 차츰 그 아래선의 공무원들도 차츰 영향권 내에 들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감축 분위기는 없어지는 부처는 물론 통폐합으로 규모가 커진 부처도 새 직원을 뽑을 수 있는 여력이 있을 수 없다는 것으로 곧 귀결된다.

우선 당장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공무원의 신규 채용은 최소한 앞으로 몇 년간은 그리 늘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특히 7급 9급에 비해 5급 공무원을 뽑는 행정고시 인원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5급 공무원의 주된 수요처인 중앙 부처들이 잉여 인력을 해소하는데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7급의 경우도 5급만큼은 아니겠지만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9급 공무원의 경우는 중앙부처 보다는 지자체가 근무처가 되는 만큼 범국가적 차원의 공무원 정원 축소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그 수요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취업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공무원 시험보다는 공기업과 공공기관 쪽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당선인은 선거 전부터 공공기관의 대대적인 개혁을 강조해 왔고 실제 당선 직후 인수위를 통해 그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하나씩 제시해 나가고 있다. 공기업의 수장격으로 지난 1~2년간 신의 세계에 비유되며 부러움의 화신으로 비쳐지던 산업은행의 해체와 민영화 방안이 서둘러 발표된데 이어, 금융, 산업, 에너지 등 분야에서도 공기업의 과감한 민영화와 구조개혁이 예고되고 있다.

새정부의 강도 높은 개혁의지의 천명에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은 자연 잔뜩 움추려들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게다가 이번 개혁의 칼날은 움추렸다가 다시 때가 지나면 날개를 필수 있는 그런 과거의 것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이번 정부 중앙부처 대 개편 그림을 보면 공공기관에 대한 새정부의 수술은 더욱 방대하고 고통이 수반될 수도 있음을 예측케 한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예고되고 있는 개혁은 불가피하게 인원의 축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서슬 퍼런 구조조정이 잇따라도 예전처럼 강제 퇴직을 시킬 수야 없겠지만 자연 감소를 유도하거나 공공기관이 아닌 완전 민간인의 신분으로 바뀔 수 있는 여지는 무척 클 것으로 예상된다. 소문에 첫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지목된 산업은행의 경우 ‘천상의 공기업 직원’에서 생존의 경쟁바람이 일상을 지배하는 민간인 신분으로 갈 수 있음에 ‘나는 민영화 대상이 되는 IB업무와는 거리가 멀다’는 ‘베드로의 부인’이 직원들간에 진담겸 농으로 자주 얘기된다는 말까지 들린다.

이같은 공공기관의 축소 및 민영화는 이들 공공기관의 취업시장의 문을 상당히 좁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적지 않은 기관들이 당분간 새 직원을 뽑을 엄두를 내지 못할 수도 있고 일부는 있다 한들 그 규모가 최근 몇 년처럼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취업시장이 좁아지는 것과 함께 앞으로 지속적인 개혁과 자기 혁신의 요구가 몰아칠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대한 취업예비생들의 선호도 자체도 상당히 변할 수도 있다.

정부와 공기업 취업시장이 위축될 경우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은 자연히 민간 기업 쪽으로 상대적으로 더 쏠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아서는 당장에 기업들도 신규 채용 수요가 클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새 정부에서 과감한 규제완화 등으로 성장률도 높이고 기업투자도 진작시킨다니 경제 전문가들도 기업 일자리는 다소간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인수위의 과감한 정부부처 통폐합과 공기업 개혁도 이를 통해 기업부담과 세금을 줄임으로써 기업들이 더 많은 투자,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자 함인 것으로 국민들은 이해하고 있을 것으로 안다.

나라 전체로 보면 공공부문에서 민간부문으로 인력 흐름이 전환되는 것은 긍정적 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97년 외환위기 이후 공무원과 공공부문 편향의 취업시장 구조는 많은 이들이 한결 같이 지적하듯이 다소 왜곡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공공부분 중심의 일자리 선호 구조가 순조롭게 민간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이같은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민간부문에서의 충분한 일자리의 창출과 확대는 반드시 따라 준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이렇게 본다면 이명박 정부는 경제 성장과 민간 일자리 창출의 공약은 반드시 달성되어야 하는 국민과의 약속이자 꼭 지켜져야 하는 취업예비생들과의 확약이 아닐 수 없다.

작성 : 아젠다넷(2008.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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