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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부의 ‘책임총리제’에 대한 회고

쇠고기 협상 결과에서 촉발된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와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본격적인 반정부 시위 형태로까지 발전하면서 청와대와 정부는 비상이 걸려있다. 청와대에서는 실장과 수석들의 사표가 제출되어 있는 상태고 내각도 총리를 비롯한 장관 상당수의 개편이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총리의 역할이 너무 미약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이는 총리 개인의 캐릭터에서 비롯된 점도 없지 않다. 하지만 시스템 상으로도 새 정부의 정부 조직개편 과정에서 총리의 역할을 에너지 외교 등 일부로만 제한한 것이 결과적으로 총리의 국정 전반의 1차적인 조정과 대응력을 크게 약화시킨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점과 관련해서 노무현 정부에서 강조되었던 책임총리제에 대한 아젠다넷의 정리 내용을 다시 한번 회고해 본다. 일장일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대신할 국정조정과 국무 대응의 1차적 권한을 가질 수 있는 책임총리제는 새 정부에서도 난국을 해쳐가기 위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노무현 정부의 ‘책임총리제' >

2002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책임총리제' 실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책임총리제는 일반적으로 국무총리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여 대통령 1인에 집중되어 있는 국정의 권한과 책임을 국무총리가 실질적으로 분담하도록 하는 제도다.

책임총리제는 한국적 특수 상황에서 비롯된 제도라 할 수 있다. 한국은 대통령제를 채택하면서도 부통령 대신 국무총리라는 직책을 두고 있다. 헌법상 국무총리는 대통령에 이어 국정의 2인자로 행정부를 통할하고,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국무위원의 임명ㆍ제청권, 해임 건의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역대 정부에서 국무총리가 헌법상 보장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때문에 국무총리는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자리', ‘방탄총리', ‘의전총리'라는 비아냥을 들어 왔다.

노무현 정부는 이런 현실을 지양하기 위해 출범 후 ‘책임총리제' 실시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했다.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국무위원 임명 제청권, 해임 건의권의 실질적 보장, 행정 각부 통합을 위한 국무총리의 위상 강화, 국무총리의 정책조정기능 강화 등이 방안에 포함됐다. 그러나 이런 방안은 대통령의 권력과 권한의 축소와 맞물려 있어 실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노무현 정부 초대 총리인 고건 총리 시절엔 ‘책임총리제'가 실시됐다고 보기 어려웠다. 2004년 6월 고건 총리 후임으로 이해찬 총리가 취임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간 업무를 분담하는 ‘분권형 국정운영 시스템'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 8월 10일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일상적 국정운영은 총리가 총괄해 나가고 대통령은 장기적 국가 전략과제 또는 주요 혁신과제를 추진하는데 집중하겠다”며 순차적으로 대통령과 총리 사이의 구체적 업무분담을 명료하게 해나갈 것“이라 했다. 또한 “국무회의 운영도 총리 중심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곧 ‘책임총리제' 실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청와대 대변인도 책임총리제 실시 방침을 밝힌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분권형 국정운영'은 분명 과거 역대 정부에서 보기 어려웠던 진일보된 시도였다.

어쨌든 이해찬 총리 이후 국무총리실 권한과 역할이 강화되고 조직도 확대 개편됐다.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은 각 부처 간 갈등의 조정과 해소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했고 조적도 크게 늘어났다.

노 대통령의 시도가 성공을 거두었는지 여부는 시간이 더 흐른 후에 평가될 일이지만 2008년 6월, 대통령의 입지가 흔들리고 총리의 역할마저 기대가 어려운 지금, 책임총리제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총리가 경질되던 않든, 그리고 누가 총리가 되든 현재의 구도 하에서 총리는 국정 운영에 있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가 근본적으로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관련파일 :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 참여정부와 책임총리제

작성 : 아젠다넷 정책분석팀, 200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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